마장지: 가까이서 누리는 봄

일상

마장지: 가까이서 누리는 봄

느린하루 2021. 3. 28. 19:05

추운 겨울을 지나 어느새 봄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에 언제 봄이 오려나? 싶었는데 곳곳에 벚꽃이 얼굴을 빼꼼 내밀더니 하루가 다르게 피고 있네요.

안녕? 너 참 예쁘구나? 하늘과 함께 찍는 벚꽃사진은 실패가 없지요. 자꾸자꾸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네요.

포항에 살다보니 봄이 되면 경주 유명 벚꽃길을 가고싶은 마음이 큰데 코로나 이후로는 사람 많은 곳을 피하다 보니 맘먹고 가기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이 아름다운 봄을 그냥 보내기 아쉬울 때 찾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마장지!

마장지의 '마'자는 '말 마'입니다. 그래서 마장지 곳곳엔 말 그림, 말 조형물이 있는데요, 조선시대에 말을 방목해 기르는 곳을 '마장'이라고 했다고 해요. 마장지라는 명칭도 거기서 유래되었다네요. 마장지의 또 다른 이름은 지역(동)이름을 따서 창포지라고도 해요.

말이 맞아주는 마장지. 엄마아빠랑 놀러 온 아이들이 말을 보고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사진도 같이 찍고 슬며시 만져도 보고ㅎㅎ 늠름한 말 두 마리 뒤로 연못이 보입니다.

경치가 너무 좋죠? 하늘과 산과 연못이 하나로 어우러져 장관을 이룹니다. 여름엔 연꽃이 만발하는 곳.

말 조형물 옆쪽엔 이렇게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요.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 아래 연못을 보고있자니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것 같네요.

데크의자에 앉아 바라본 하늘과 벚꽃. 곧 떨어질거라 생각하니 아쉬움에 자꾸만 찰칵찰칵.

이제 저 멀리 보이는 데크길을 걸어볼까요

데크길로 가는 길~~옆쪽으로 곳곳에 벤치가 있어 시민들의 쉴 곳이 되어줍니다. 가만히 앉아 있자면 어디선가 고양이들도 다가와 친한척을 하기도 하지요.

살랑살랑 봄바람 맞으며 데크길을 걷다보면 연못 위에 둥둥 떠다니는 오리들도 만날 수 있고

물 깊숙이서 헤엄치다 가끔씩 물 위로 올라오는 거북이도 만나곤 합니다. 가족과 함께 산책하는 아이들은 거북이 찾느라 여념이 없더군요.

저 멀리 보이는 두 곳의 정자에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봄을 누리고 있네요. 잔잔한 연못을 들여다보며 천천히 걷고 또 걷고..

구경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고 돌아 나오려는데 입구에 운동기구들이 생겼네요. 마장지 앞에 포항중앙침례교회라고 꽤 큰 교회가 있는데 교회에서 시민들을 위해 기증한 거라고 합니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운동기구들 한번씩 만져보고ㅎㅎ

"밉게 보면 잡초가 아닌 꽃이 없고 곱게 보면 꽃이 아닌 사람이 없으니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다"(시인 이채)

너무 가슴에 와닿는 시 한 편 읽고 봄날의 마장지를 떠납니다. 고운 시선으로 살아가야 겠다 다짐하면서.

주민의 편의를 위해 교회에서 주차장도 개방하고 있으니 조금 멀리 계시다면 차로 오셔도 좋습니다.

여름날의 마장지는 또 얼마나 예쁠까요? 여름날 마장지도 포스팅 해볼게요!(다짐)

#마장지 #창포지 #포항마장지
#봄 #벚꽃 #연못 #말 #봄날 #포항벚꽃놀이